2014년 10월 6일 월요일

콩고의 스위스, 마시시

 이번 출장은 다음 주에 방문할 분들을 위한 예비 출장(?)이었다. 북 키부주에는 항상 교육이나 워크샵을 위해 고마에 오는게 전부였다. 고마에서도 이동수단이 제한되어 있고, 보안 문제 때문에 보통 호텔에서 호수만 하염없이 바라보는게 전부였다.

동부 콩고가 스위스와 비견될 만한 장관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 이야기는 도대체 누가 한 이야기일까 의아해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마시시(Masisi)출장으로 인해 스위슨 무슨... 스위스보다 훨씬 장관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가본 콩고의 여러 곳들 중에 파타키(Fataki) 이 후로 여기서라면 살고 싶다(물론 보안문제를 제외하고)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출발은 내 눈 앞에 펼쳐진 초록색 장관에 눈을 때지 못하고 맑은 공기 마시고,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전날 쏟아진 비로 길이 진흙탕으로 변해서 오도가도 못하는 트럭들을 연달아 맞이해야 했다.

MONUSCO에서 일하는 룸메이트 덕분에 얻은 여러가지 어두운 정보를 때문에 개인적으로 평화유지군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우리 차가 진흙탕에 헛바퀴만 구르며 점점 진흙탕에 빠져들고 있을때 도와준 평화유지군들은 어느 영화에서 나오는 영웅들 보다 멋져 보였다.

운두, 후투, 투치족들이 모여하는 마시시. 예전에는 들판에 소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지만 분쟁 동안에 반군들이 모두 먹거나, 반군들에게 빼앗길 걸 두려워하고는 많이들 팔아버려서 지금은 목축보다는 감자, 콩, 옥수수 농사 등을 위주로 짓는다고 한다.

국내실향민들로 거의 모든 집들이 유엔난민기구가 나누어 준 천막으로 지붕을 대신하고 있는 Lushebere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2014년 10월 3일 금요일

고마 관광객


몇 번째 고마에 오는 건지 생각이 안날 정도로 고마에 자주 온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고마에 있는 덕분에(?) 부니아에서 일하는 나는 자주 워크샵/교육을 위해 온다.

많이 와봤지만 정작 관광객 노릇은 차가 없고, 보안 문제 때문에 제대로 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고마 기념품을 꼭 사가리라 생각하고 도시 중심부에 있는 기념품 상점이 널려있는 곳으로 향했다.


6시에 대부분 문을 닫는데 5시 반 쯤에 가서 대부분의 상점이 닫았다. 하지만 여전히 널려있는 여러가지 악기/탈들을 볼 수 있었다.

전통탈들은 각기 다른 부족들을 의미하고 여러 의식(결혼, 성인식, 출산)에 사용된다고 한다.

또 기억나는 기념품은, 고마의 상징 '추쿠루', 용암으로 만든 고릴라 모양 조각품, 모래로 그린 그림 등이었다.

출산을 상징한는 조각품.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선물한다고 한다.


모래로 그린 그림. 특히 오른쪽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다음번을 기약하며 구입하진 않았다. 오른쪽 그림안에 악기는 콩고 전통악기! 이 악기도 다음에 고마오면 사야지~ 아주 소리가 청명하다.




고마 중심부에 있는 황금 추쿠루 조각상 앞에서 사진도 한 장! 추쿠루 사람들에게 근면, 일을 상징한다고 한다.



2014년 9월 26일 금요일

Consuming Co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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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에 오기 전, 콩고에 대한 한국어로 된 자료가 부족해서 아마존에서 콩고에 대한 책은 3-4권정도 구입했다.

하지만 막상 콩고에 오니 퇴근하고 나서는 역사책 보다는 소설책을 읽고 싶고, 소설책 보다는 영화를 보고 싶어졌다. 결국 책들은 아직까지 고이 책장에 꽂혀져있다.

그런데 제인의 킨들을 보다가 또 한권의 콩고에 관한 책을 발견 했으니 바로, 'Consuming Congo'라는 책이다. 책의 도입부가 내가 사는 이투리 지역, 부니아로 시작하니 읽을 수 밖에! 아직 초반부지만 재밌다!

이번에는 완독 목표. 콩고의 광물 자원과 분쟁에 관심이 있다면 미리미리 추천! 

조폭 운전

콩고에 오기위해 운전면허를 땄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운전 경험이 전무하다.
운전 강사님의 성질을 북돋으며 운전 연습을 하기를 몇 번... 4번의 불합격 끝에 1종 수동을 땄다!!

콩고에 와서는 다니엘 운전사 아저씨를 선생님으로 삼고, 주말 동안 지나가는 소들을 벗삼아 운전 연습을 하곤 했다. 

그 결과 한 번의 사고 (가만히 있는 차를 후진 대신 1단 기어를 넣어 그대로 박은...)가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잘 운전 하고 다닌다.

아스팔트 도로는 부니아 중심 도로에만 몇 키로 정도 깔려 있고 (내가 도착하기 전에 시작한공사가 아직도 진행중!) 다른 곳은 도로라고 하기 민망한 흙 길이다. 차를 몰고 지나가면 주위에 하도 먼지가 일어서 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호등은 커녕 중앙선 조차 없다. 하지만 역시 인간은 익숙해지기 마련..! 나는 지금 부니아에 걸맞는 조폭 운전사가 되고 말았다.... 

중앙선, 신호등이 존재하는 한국에 돌아가서 어떻게 운전할 수 있을지 괜한 걱정이 앞선다.

이상 괜한 걱정 끝.

2014년 9월 24일 수요일

콩고생활 중간 보고

이스탄불 휴가를 다녀온 다음에는 정말 쓰나미 같은 시간들이였다.

상사가 콩고를 떠나고 부니아에는 또 전기가 나가고 내가 책임져야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생기고 사무실에서는 예전 반군들이 사용했던 총알 및 탄약이 발견되서 몇일 동안 사무실 없는 떠돌이 생활 중이다.

하루는 퇴근하는데 힘이 하나도 없고 어깨가 축 쳐졌는데 하늘에 이쁘게 떠있는 달을 보며, 열심히 휘날리고 있는 유엔기를 보며, 탁트인 하늘에 달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월급 받으며 유엔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다시 힘을 얻었다. 한가위 날이었다.

부니아에서의 생활은 뭐랄까.. 휴가-휴가 휴유증-휴가 계획-휴가.. 가 반복되는 생활같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간 뒤돌아보며 부니아를 그리워 할 날이 올까..!

2014년 8월 30일 토요일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408282123555&code=970100

2014년 8월 9일 토요일

Jane and Julie's party

내 26번째 생일은 부니아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아주 즐겁게 보냈다.

파투가 이사가고 그 다음으로 온 나의 룸메이트 제인. monusco에서 일하는 제인은 아일랜드 사람이다. 나보다 더 세심하고 여성스러워서 요리도 잘하고 집의 외관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진다.

제인의 생일도 축하할겸(비록 지났지만) 우리 집들이도 할겸 우리집에서 파티를 열기로 했다. 게다가 부니아에 외국인 커뮤니티에서는 유일한 아시아 인으로서 "주리 한국파티 언제 할꺼야?" "주리 우리 언제 초대할꺼야?" "주리 우리 김치 언제먹어? 한국음식 언제먹어?" 이런 몇몇 사람들의 요구에 스트레스도 받고 있었다.

제인은 줄줄이 요리할 메뉴가 나오지만 나는 머리를 짜다가 불고기로 정했다. 제인이 채식주의자라서 고기요리는 못하기 때문이다!

생전 처음 하는 불고기인데 게다가 8인분이나 준비해야 한다니. 심적인 부담이 되었지만 열심히 네이버를 참고했다!


쬐금 찔겼지만 처음치고는 아주아주 맛있었다.

반은 내가 다 먹은 듯!


오늘의 초대손님! 왼쪽부터 우르과이에서 온 환, 이탈리아에서 온 발렌티나, 스페인에서 온 홉, 콩고 우리 빅보스 가스통, 콜롬비아 조안나, 스페인 파울라!
그리고 저기 감옥 아니에요 우리집이에요. (유엔보안수칙을 지키는 집을 찾기위해서는 다들 이런 감옥스러운 창살을 갖게되는..)



서프라이즈 촛불끄기! 부니아에 케익은 없지만 촛불하나에 생일 맛이 듬뿍난다. 감동이야~


사람들에게 내 생일날 알려준 페이스북 감사합니다.



제인과 한 컷!

파티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색스폰 연주를 했던 제인의 끝내주는 플레이리스트 때문에 이 날밤은 더욱 후끈!


홉이랑 있으면 항상 즐겁다!



끝까지 남은 마지막 맴버들 실컷 춤츠다가 단체 두턱컷! 

파티의 마무리는 아리랑으로 경건하고 깔끔하게 끝났다.
이로서 나는 정말 스물여섯이 됬다. (여기서는 스물다섯이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