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의 Orientale 주(province)의 Ituri 구역(district)에 Djugu 구(territoire)의 Mongbwalu 시(cité)에 출장을 다녀왔다. 부니아에서는 78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자동차로 1시간 반이면 도착할거라고 예상했지만 2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가는 길에 '도로'라고 할만한 시멘트가 깔린 길은 없었고, 그나마 판판한 흙 정도면 아주 양호한 길이였다. 오는 길에는 비가 오는 바람에 앞에 자동차 바퀴가 진흙에 빠져서 한참을 기다리기도 했다.
가는 길에 여러 마을을 지났는데, 2시간 반 정도 가는 길에 한 번은 마을을 지날때 끈으로 차를 막아서서는 '통행료'를 요구했다. 좋은 일을 하러 가는 길이라며 운전사가 설명하여 통행료를 안내고 지나칠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은 나라에서 나온 사람들이 아닌 그냥 마을 사람들이였다.
역시 어린 아이들이 참 많았다. 나를 보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muzungu!(외국인)'하며 소리를 쳤다. 4살배기 아이가 1살정도 된 아이를 업고, 5살배기 아이가 2살을 업고 있다.
막 걷기 시작한 것 같은 아이들고, 머리에 나무를 지고, 자기 몸 만한 노란 물통에 물을 채워 머리에 이고 간다. 아이들은 어디서 난 바퀴인지 자동자 바퀴를 굴리며 논다.
우리가 방문한 ngo는 우리가 방문한 답례로 닭을 내밀었다. 이렇게 먼 길을 왔는데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다며 살아있는 닭의 두 발을 묶어 우리에게 건냈다. 나는 이 풍경에 살짝 당황하기도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같이 간 동료가 기분 나쁘지 않게 사양하여 살아있는 닭과 한 차를 타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왔다. 비가 오는 날이면 Djugu 구의 사람들은 길가로 나와 금을 찾는다. 말로만 들었지만 이렇게 내 눈을 보기는 처음이다. 추적추적 젖은 땅을 열심히 들추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강물 색이 누런 적색이였는데 이렇게 강물이 탁한 이유도 금을 찾느라 흙을 강물에 씻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콩고에서 처음 들어보는 프랑스어 단어가 있다. 바로 une machette. 사전 상으로는 (남미의 벌채용) 큰 칼. 이라고 나온다. 사극에서 망나니가 들고 나올 법한 큰 칼이다. 킨샤사에서의 보안 브리핑에서 저녁의 무법자들이 이 칼을 들고다니며 사람들의 팔 다리를 자르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처음 알게된 단어다.
사실 시골에서 낫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고, 1994년 르완다 제노사이드를 소재로 한 '호텔 르완다' 영화를 본 나로서는 이 칼이 단순한 벌채용 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가끔씩 이 칼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겁이 나곤 한다. 이 칼이 콩고에서 '벌채용'으로만 사용되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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